15일 경산볼파크. 실내연습장에서 타격 훈련을 하던 이승엽이 잠시 훈련을 멈추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장효조 코치님 말이 일리가 있어"라고 혼잣말을 했다.
하루전인 14일. 장효조 2군 수석코치가 한창 타격훈련 중인 이승엽에게 다가왔다. 다른 삼성 선수의 타격훈련을 도와주면서 이승엽의 타격 자세를 슬쩍 슬쩍 살펴보던 장 코치에게 뭔가가 눈에 띄인 것. 장 코치는 현역시절 85∼87년 3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는 등 총 4차례 타격왕에 오른 '타격의 달인'이다. 83년부터 92년까지 통산 3할3푼1리를 기록했다.
장 코치는 이승엽의 왼쪽 다리에 주목했다. "왼쪽 다리가 끝까지 받쳐줘야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타격을 할 때 이승엽이 축이 되는 왼다리가 일찍 무너진다는 뜻이었다. 장 코치는 "왼쪽 다리가 일찍 무너지면 포크볼 등 변화구에 대처하기 힘들다"며 직접 공을 토스해주며 왼다리가 받쳐줄 때와 아닐 때를 지적해줬다.
뒷다리의 축은 타격의 기본이다. 축이 일찍 무너질 경우엔 밸런스가 좋지 않아 좋은 타격을 할 수 없다. 예전에 했던 것처럼 바깥쪽 공은 밀어치고 몸쪽 공은 당겨치는 자연스런 타격으로 돌아가려는 이승엽은 짧은 배트와 긴 펑고배트를 이용하는 등 여러 방법을 쓰고 있는데 장 코치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원포인트 레슨을 해준 것.
이승엽은 "왼다리가 끝까지 받쳐줘야 변화구를 끝까지 보고 대처할 수 있다. 이것은 타격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예전에 타이밍이 딱 맞았다 싶었던 공이 제대로 안맞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것도 다리의 축이 끝까지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엽은 이후 정상배트를 들고 토스배팅을 할 때 왼다리의 축을 받치는 것까지 더해 밀어치는 타격 훈련을 했다.
장 코치는 "다리 축은 기본적인 얘기다. 하지만 선수가 실제로 느낄 수 없을 수도 있다"면서 "올시즌 이승엽이 타격에서 많은 딜레마에 빠졌던 것 같은데 지금 훈련하는 모습이나 생각하는 것을 보면 내년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후배의 부활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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